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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 정보/일반의약품

두통약, 감기약에 카페인이 들어있는 이유 (feat. 게보린, 콜대원 시럽, 그날엔, 판콜, 판피린 등)

by 약디 2023.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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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약, 감기약에 카페인이 들어있는 이유

안녕하세요, 논문 덕후 약사 약디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게보린, 그날엔, 사리돈, 판콜, 판피린, 콜대원 시럽 등에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카페인은 그냥 잠 안 오려고 먹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오늘은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두통약/감기약에 왜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레퍼런스는 하단에 기재되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두통약 & 감기약 

 

  • 게보린정: 아세트아미노펜 300 mg, 카페인무수물 50 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150 mg [1]
  • 그날엔큐정: 이부프로펜 75 mg,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30 mg, 카페인무수물 40 mg, 산화마그네슘 50 mg [2]
  • 사리돈에이정: 아세트아미노펜 250 mg, 카페인무수물 50 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150 mg [3]
  • 판콜에스내복액: 아세트아미노펜 300 mg,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17.5 mg,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2.5 mg, 카페인무수물 30 mg, 구아이페네신 83.3 mg [4]
  • 판피린큐액: 아세트아미노펜 300 mg,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18 mg,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2.5 mg, 카페인무수물 30 mg, 구아이페네신 42 mg, 티페피딘시트르산염 10 mg [5]
  • 콜대원콜드큐시럽: 아세트아미노펜 325 mg,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2.5 mg, 덱스트로메토르판브롬화수소산염수화물 16 mg,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21 mg, 구아이페네신 83 mg, 카페인무수물 25 mg [6]
  • 콜대원노즈큐시럽: 아세트아미노펜 325 mg, 슈도에페드린염산염 30 mg, 트리프롤리딘염산염수화물 1.3 mg, 카페인무수물 25 mg [7]
  • 콜대원코프큐시럽: 아세트아미노펜 325 mg, 덱스트로메토르판브롬화수소산염수화물 16 mg,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21 mg, 구아이페네신 83 mg, 카페인무수물 25 mg [8]

카페인의 약리 효과

카페인은 다양한 약리 작용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중 오늘은 카페인이 '두통''진통 보조'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 집중해보겠습니다. [9]
 

두통 완화 효과

편두통(migraine) 또는 긴장성 두통(TTH)에 카페인 단독요법이 위약 대비 진통 효과가 좋다는 몇몇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원발성 두통이나 이차성 두통에 카페인 단독 요법이 치료적 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연구결과가 제한적입니다. [10, 11]
 
그렇다면 두통약 및 감기약에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진통 보조제(analgesic adjuvant)'로서의 역할입니다. 진통 보조제는 쉽게 말해서 자체적으로 진통 효과를 보이기 보다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과 같은 진통제의 통증 완화 효과를 증대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임을 뜻합니다. [9]
 

진통 보조 효과 (Analgesic Adjuvant)

카페인의 진통 보조효과는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습니다. 1984년 권위있는 의학 저널인 JAMA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30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기존 진통제 조합에 카페인이 더해졌을 때의 진통 효과 차이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12]
 
그 결과, 4가지 약물군: 1) 아스피린-아세트아미노펜-살리실아미드 2) 아스피린-아세트아미노펜 3) 아세트아미노펜 4) 아스피린 모두 카페인이 추가되었을 때 진통효과가 각각 1.48배, 1.38배, 1.37배, 1.67배 증가하였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12]
 

 
1991년 Clinical Trials and Therapeutics 학술지에서는 구강외과 수술 환자에서 카페인이 이부프로펜의 진통효과를 증대하는지에 대한 이중맹검(double-blind) 시험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이부프로펜과 카페인 복합요법의 진통 효과는 이부프로펜 단일 요법 대비  2.4~2.8배 높았습니다. [13]
 

 
2017년 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에 게재된 리뷰 논문에서도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환자에서 카페인이 아세트아미노펜, 아세트살리실산, 이부프로펜 등의 진통제의 효과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고 발표하였습니다. [10]
 


따라서, 두통약/감기약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그 자체적으로도 두통 완화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주요하게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등 진통제의 진통 효과를 높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9-13]


카페인의 통증 완화 작용기전

그렇다면 카페인은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통증 조절에 관여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까지 명확하게 특정된 기전은 없습니다. [10, 12]
 
"카페인이 혈관을 수축하니까 두통을 완화시키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을 하실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입니다. 편두통의 경우 발생기전이 완전히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뇌혈관이 이완되면서 염증 매개물질이 분비되어 통증을 느끼게 된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이에 따라 sumatriptan(상품명: 이미그란 등), ergotamine 등 혈관을 수축시키는 약들이 편두통에 사용되고 있는 한편, 긴장성 두통 및 군발성 두통 등 다른 종류의 두통에서는 혈관 이완이 주요 발생 기전이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뿐만 아니라 카페인이 항상 혈관을 수축하는 것은 아닙니다. 카페인이 통각(nociception)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전은 adenosine 수용체를 비선택적으로 길항(nonselective antagonism of the adenosine receptor)하는 것에 기인하는데요, adenosine 2A와 2B 수용체를 길항하면 오히려 혈관이 이완됩니다. 한편 만성 카페인 섭취자의 경우, 반동 작용에 의해 adenosine 수용체가 upregulate 되어 혈관이 수축되는 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10]
 
1995년 Drugs 학술지에 실린 'Pharmacological Rationale for the Clinical Use of Caffeine' 논문에서는, 카페인의 진통 작용 메커니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9]:

  • Blockade of peripheral pronociceptive actions of adenosine (아데노신의 통각 증대 작용을 차단)
  • Activation of central noradrenergic pathways that constitute an endogenous pain-suppressing system (내인성 통증억제 시스템을 구성하는 중추 noradrenergic 경로를 활성화)
  • CNS stimulation with a consequent modulation of the affective compotent of pain (통증의 정서적 요소를 조절하는 중추신경을 자극)

 
 
이상으로 두통약/감기약에서 카페인이 하는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References
1.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게보린정 제품정보
2.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그날엔큐정 제품정보
3.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사리돈에이정 제품정보
4.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판콜에스내복액 제품정보
5.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판피린큐액 제품정보
6.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콜대원콜드큐시럽 제품정보
7.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콜대원노즈큐시럽 제품정보
8. 식품의약품안전처 > 의약품안전나라 > 콜대원코프큐시럽 제품정보
9. Sawynok J. Pharmacological Rationale for the Clinical Use of Caffeine. Drugs. 1995;49:37-50.
10. Lipton RB, et al. Caffeine in th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headache. J Headache Pain. 2017;18:107.
11. Diener HC, et al. The fixed combination of acetylsalicylic acid, paracetamol and caffeine is more effective than single substances and dual combination for the treatment of headache: a multicentre, randomized, double-blind, single-dose, placebo-controlled parallel group study. Cephalalgia. 2005;25(10):776–787.
12. Laska EM, et al. Caffeine as an Analgesic Adjuvant. JAMA 1984;251:1711-1718.
13. Forbes JA, et al. Effect of caffeine on ibuprofen analgesia in postoperative oral surgery pain. Clin Pharmacol Ther. 1991;49:67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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