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담낭염의 증상, 진단과정, 치료, 주의사항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논문 덕후 약사 약디입니다. 제가 일주일 넘게 포스팅을 하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아팠기 때문입니다ㅠㅠ 태어나서 처음으로 복부 초음파도 하고, 큰 병원에서 CT도 찍었어요. 그 결과 담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어떤 증상이 있었고 어떤 경로로 진단을 받게 되었는지, 향후 치료는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증상
저는 약 1년 전부터 삼겹살이나 갈비 등 기름진 고기를 과식할 경우 오른쪽 윗배가 꼬이는 느낌이 들고 오른쪽 등이 아픈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하루 굶거나 위장약을 먹으면 며칠 내로 괜찮아졌어요. 최근 5개월 동안은 다이어트를 하느라 채소, 계란, 닭가슴살 등 건강한 식단 위주로 먹고 일반식을 먹더라도 반공기 이내로 먹었다가, 지난주에 갑자기 3일 연속 매 끼니를 치킨, 햄버거, 튀긴 음식, 소고기 등을 먹었더니 또다시 통증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윗배가 꼬이는 느낌 및 오른쪽 등의 통증 강도가 더 심했고, 걸을 때마다 장기가 울리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오른쪽 어깨까지 통증이 뻗치기도 하였구요. 이틀 정도 약을 먹었는데도 차도가 없어서 집 근처에 소화기내과 전문의 선생님이 진료하시는 내과에 갔습니다.
만성담낭염 진단을 받게된 과정
[ 7/31 오후 3시경 ]
의사 선생님께서 아픈 자리가 담낭(=쓸개)이 있는 자리라고 바로 복부 초음파를 찍자고 하셨습니다. 초음파를 보니 담낭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담낭벽 두께는 공복 상태에서 3 mm 미만이어야 하는데, 저는 7~8 mm로 담낭벽이 상당히 두꺼워진 상태였습니다.[1] 다만 검사 2시간 전에 쿠크다스 하나를 먹은 게 영향이 있을 수 있어서, 다음날 아침에 공복상태로 검사를 했는데도 변함이 없으면 바로 큰 병원으로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한편 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에 의해 발생하는데, 저는 초음파상으로 담석이 발견되지 않아서 다소 애매하다고 하셨습니다. [2]
[ 8/1 오전 8시 30분경 ]
다음날 아침 공복 상태에서 시행한 복부초음파 상으로도 담낭벽 두께의 변함이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바로 큰 병원(분당제생병원) 외래를 잡아주었고, 부랴부랴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 8/1 오전 10시경 ]
분당제생병원 소화기 내과 소장님이신 박상종 선생님 진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초음파에 보이지 않은 숨은 담석이 있는지, 다른 장기의 문제는 아닌지, 그리고 염증 정도는 어떤지를 파악하기 위해 피검사와 CT 촬영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CT상으로도 담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급성담낭염의 경우 담낭이 더 크게 부어있어야 하는데, 저의 경우 담낭 자체는 오히려 작은 편이며 담낭에 염증이 생기고 나아지고가 오랫동안 반복된 '만성담낭염'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담석이 있으면 대부분 담낭절제술을 바로 시행하게 되는데, 저의 경우 담석이 없고 통증이 극심하지 않아 수술하기 애매하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틀 뒤에 영상의학과 CT 정밀 판독 결과를 보고 다시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통증이 상당했는데요, 당장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금식하여 담낭이 쉬도록 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미 하루를 굶은 상태였는데, 그렇게 또 하루를 굶었습니다..! (그래도 이틀 굶으니까 확실히 통증이 나아지더군요!)
향후 치료
[ 8/3 오전 9시경 ]
CT 정밀 결과를 들으러 또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 CT상 큰 이상은 없었고, 한 달 뒤에 담낭의 기능을 검사하는 '간담도스캔검사' 예약을 잡아주셨습니다. 다음 달에 담낭 검사도 하고, 담낭벽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지 한 번 더 초음파를 보기로 했습니다. 만성담낭염의 경우 담낭이 점차 기능을 잃게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암이나 용종이 생길 확률이 증가한다고 하셔서,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의사항
치킨, 삼겹살, 갈비, 햄, 중국집 등 기름진 음식은 금지입니다 (※특히 기름진 육류). 고기는 기름기 없는 부위를 반찬으로만 소량씩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과식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 밖에 제가 공부한 내용을 더해보자면 우유도 저지방 또는 무지방으로 먹고, 치즈는 안 먹는 것이 좋습니다. 부족한 단백질은 콩, 두부, 흰 살 생선 등으로 보충하도록 합시다. (아픈 것보다는 안 먹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3]
개인적인 경험 & 의견
사실 이번에 아프기 전에도 수 개월간 지속적인 오른쪽 등 통증이 있었습니다. 등에 양갈래로 움푹 들어간 곳 중 오른쪽이 계속 결리는 느낌이랄까요. 구역질도 자주 나서 혹시 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해서 위 내시경도 해보았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었습니다. 원인이 담낭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답답함이 풀리는 느낌도 들면서, 빨리 수술하는 게 나은 건 아닐지 심란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큰 문제는 아니라서 다행인 것 같아요. 이를 계기로 소식하고 건강하게 먹는 습관을 단단히 뿌리박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으니,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도움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려고요!!
(+ 이전에도 몇 번 윗배랑 등이 아파서 병원에 갔었는데 담낭이 원인일줄은 몰랐습니다. 한 번 만에 정확하게 진단해 주신 저희 동네 연세유효민내과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진료 대기실이 이른 아침부터 만석이던데, 다 이유가 있었네요.)
아파보니까 약국에 오시는 환자분들께도 더욱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환자분들의 적절치 않은 행동과 언행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저의 조그마한 관심과 복약상담으로 한 분이라도 위로와 도움을 받아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마음 변치 않길 바라며..!)
담낭염 관련해서는 한 달 뒤에 검사 결과 나오면 이어서 업로드 해보겠습니다 :)
다음글: 담낭염 [2]: 만성담낭염 진단 그 후.. 간담도 스캔검사 후기
References
1. 박상현. 담낭염: 초음파검사와 CT검사의 새로운 진단기준. 순천향대학교 대학원 석사 학위논문: 의학과 영상의학 2009. 8.
2.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 N의학정보 > 담낭염
3.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 식사요법 > 만성담낭염식